제6회 문덕수문학상 심사평

심산 문덕수 선생은 홍익대학교 교수,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장,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이사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등을 역임하시면서 한국문학의 중흥과 세계화에 독보적 기여를 하신 문학사의 거목이다. 195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한국 시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셨고, <한국모더니즘시연구> 등의 역저를 통해 이론적 탐색도 지속하셨다. 1965년부터 <<시문학>>을 통해 많은 시인들을 배출하셨고 시의 담론적 진경(進境)에도 양도할 수 없는 역할을 하셨다. 이처럼 소중한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문학상이 제6회 수상자를 내게 되었다. 특별히 올해는 선생이 별세하신 후 처음으로 시행되는 상이라 뜻 깊은 자리가 되리라 생각된다.

이번 수상자로 선정된 이향아 시인의 <<캔버스에 세우는 나라>>는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원로시인의 역량과 자산을 유감없이 느끼게 해준 가편(佳篇)들을 모은 집성이었다. 이향아 시인의 시쓰기는 삶과 사물의 심층을 들여다보는 근원적 원리로 등극하면서, 성찰과 그리움의 과정을 바탕으로 삼으면서, 거기에 사물과 사람과 풍경을 눌러 담은 고전적인 상상력을 보여주었다. 삶과 죽음, 유목과 정착이라는 시쓰기의 결실을 안아들이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담시집’이라는 스스로의 명명처럼, 삶의 현실과 초월 양상을 풍요로운 서술성으로 드러내주었다. 이번 수상이 시인의 오랜 시력에 상응하는 응원이 되기를 바란다.

특별히 이향아 시인은 언어의 안정감과 삶의 세부적 국면을 날카롭게 관찰하고 제시하는 역량이 남달랐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균질적이고 지속적인 시선으로 삶에 대한 따뜻한 관찰과 서늘한 이미지를 담아내면서 자신의 시세계를 한 차원 도약시키는 데 성공하였다는 의견이 도출되었다. 수상자께 축하의 인사를 드리면서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하여 다양하고도 단단한 서정과 인식으로, 서정적 정감과 심미적 언어의 정점을 보여준 이번 세계를 딛으면서, 한국 시의 커다란 진경을 보여주기를 마음 깊이 기대해마지 않는다.

* 심사위원 : 김규화, 박진환, 신규호, 이숭원, 유성호(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