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호 평론집 | 값 30,000원

박목월, 서정주, 박두진 세 시인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으로 시단에 나온 후, 어느덧 오십 수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동안 대학에서 제자들에게 문학을 가르치며 시 창작을 겸해 오는 동안, 문학에 관한 산문을 여기저기 발표해 왔으나, 그것을 묶어 단행본으로 발간하지 못해 아쉬움을 느꼈다. 이제는 내 삶도 말년에 이르다 보니, 더 미룰 수가 없어서 ‘평론집’이란 타이틀로 일부를 선택하여 한 자리에 모았다.
제1부 문학 원형론에서는 문학예술의 창작원천인 시 정신의 본질에 관하여 밝혀 보려 했으며, 다음으로 시는 비유의 세계라고 믿어 온 전통적 시관에서, 비유를 벗어난 실험적 해체시들(동양의 선시, 선문답과 20세기 서구의 모더니즘시, 포스트모더니즘시, 그리고 현재의 각종 실험시 등)의 존재에 주목하여 이들의 조사법을 비유가 아니라고 보고, 독창적 용어인 ‘편유(編喩)’라는 신조어로 묶어 해명해 보았다. 아울러, 문학사에서 자주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문학의 예술성과 대중성에 관하여, 그리고 문학성과 신앙과의 관계를 다루어 보았다. 제2부에서는 아직 해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상 김해경 시인의 편유적 시세계를, 제3부 작고 시인론에서는 한국현대시사에서 주축을 이루었던 정지용, 박목월, 윤동주, 김춘수, 문덕수 등 대표적인 시인과, 제4부에서는 현역 시인들 중 그동안 필자와 시 창작을 함께 했던 동료, 후배시인들 가운데 주목받는 시인에 관한 단평들을 묶었다.

- 저자의 <책머리에> 중에서